배달 기사가 겪은 황당한 사건 #3 – 손님, 이건 제가 배달할 수 있는 게 아닌데요
배달을 하다 보면 가끔 “이게 배달 가능한 거였나?” 싶은 주문을 만나게 된다.
오늘은 배달 기사들이 겪는 황당한 사건 중 세 번째, “손님, 이건 제가 배달할 수 있는 게 아닌데요” 사건을 소개한다.
1. 평범한 배달이었을… 줄 알았다
어느 날 배달을 하던 중, 익숙한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햄버거 세트를 픽업했다.
주소는 아파트 단지, 주문 요청 사항에는 “벨 누르고 문 앞에 두고 가세요.”
아무런 문제 없어 보였고, 빠르게 배달을 마치기 위해 출발했다.
그러나 배달지에 도착하자마자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.
🏢 여기는… 아파트가 아니라 병원인데?
2. 병원으로 햄버거 배달?
주문 주소를 다시 확인했지만, 확실히 병원이 맞았다.
순간 **“병원에서 햄버거를 시켜 먹을 수도 있지”**라고 생각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.
그런데 프런트 직원이 나를 보자마자 황급히 다가왔다.
“혹시 배달이세요? 무슨 음식인가요?”
“네, 햄버거 세트인데요.”
그러자 직원이 굉장히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.
“이거… 환자가 시킨 거 같은데요?”
(네? 환자가요?)
3. 고객님, 병원 식사는 규정상 반입 금지입니다
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.
✔ 병원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다고?
✔ 이거 보호자가 주문한 건가?
✔ 혹시 환자가 몰래 배달 시킨 건가?
그때, 프런트 직원이 고객에게 전화를 걸었다.
그리고 몇 초 후, 직원의 표정이 더 심각해졌다.
“네? 환자분이 직접 시키셨다고요?”
순간 나는 햄버거 세트를 들고 죄를 지은 사람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.
4. 병실에서 들려오는 고객님의 황당한 한 마디
직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.
“이거 직접 들고 올라가시겠어요? 아니면 보호자가 내려오나요?”
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“고객이 어떻게 하라고 하나요?“라고 물었다.
직원은 고객과 통화한 뒤 내게 믿을 수 없는 말을 전했다.
“환자분이 직접 내려오신대요.”
그러고는 엘리베이터에서 휠체어를 탄 고객이 등장했다.
5. 환자의 필사적인 주문 이유
햄버거를 건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.
“저기… 병원에서 식사 제한이 있는 거 아니에요?”
그러자 고객이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.
“네, 그래서 배달 시켰어요.”
(네????)
그러면서 고객은 빠른 손놀림으로 햄버거를 품속에 숨기며 휠체어를 돌려 병실로 사라졌다.
6. 배달 후 남은 찜찜한 기분
✔ 나는 병원에서 규정 위반을 돕는 공범이 된 건가?
✔ 고객님, 건강을 위해서라도 병원 식사를 드시는 게 좋지 않을까?
✔ 햄버거를 숨기면서 돌아가는 고객님의 표정이 너무나 절박했다.
이 배달은 단순한 음식 배달이 아니라, 환자의 탈출(?) 작전 같은 느낌이었다.
나는 그날 이후 병원으로 가는 배달 콜을 받을 때마다 잠시 고민하는 버릇이 생겼다.
7. 결론 – 이런 배달을 피하려면?
✔ 배달 주소가 병원이나 공공기관이면 고객에게 미리 전화해서 확인하자.
✔ 규정상 배달이 어려운 곳(학교, 군부대 등)에서는 들어가기 전에 직원과 먼저 이야기하자.
✔ 혹시라도 병원에서 음식 배달을 받을 때 건강 상태를 고려해서 전달 여부를 판단하자.
배달을 하다 보면 단순히 음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예상치 못한 미션이 추가될 때가 있다.